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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서울

감동적인 평양냉면 봉밀가

 

 

나날이 시간이 지날수록 평양냉면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처음 먹을 땐 돈 주고 먹기 아깝다 싶었는데

이젠 내가 찾아서 먹게 될 줄이야..

 

나이를 먹은 건가? 입맛이 변한 걸까? ; )

으른 입맛에 딱인 평양냉면은 매장마다 

맛이 세밀하게 다른 것 같다.

이러한 매력에 평양냉면 투어를 다니는 재미도 솔솔 하다.

 

그렇게 오늘은 봉밀가를 가보기로했다. 

며칠 전에 소개한 진미 평양냉면처럼

'미쉐린 가이드 2020'에 선정된 곳이다.

 

 

강남구청역 1번 출구 쪽으로 나와서

선정릉역 방면 강남 보건소와 뚜레쥬르 빵집 사이 골목에 있다.

 

골목의 완전 구석에 위치해서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뚜레쥬르 골목 길게 주차된 차들을 비집고 들어가서

상가 안쪽을 들여다봐야 매장 입구가 작게 보인다.

 

입구가 작아서 처음에는 맛집치곤 가게가 작은 게

아닌가 싶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생각보다 작지도 않았다.

 

 

들어가자마자 테이블 안내를 받고 앉았다.

직원분이 계산과 여러 주문을 받느라 분주해 보였다.

 

메뉴판은 벽 중앙 양쪽에 있었지만

시력이 별로 좋지 않은 나는 가까이 가서 봐야 했다.

매장 탓은 아니고 안경을 안 낀 내 문제ㅎㅎ

 

메뉴판 근엄

 

이렇게 보니까 뭔가 시력 테스트 같다.;;

 

메뉴는 당연히 고민할 것도 없이 물냉면!

여기는 타 평양냉면집들과는 다르게

'평양 메밀 물국수'라고 표기되어있다.

명칭이 괜히 귀엽다!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 메밀전을 시켰다.

인스타그램에 봉밀가를 쳐보면 

큰 배춧잎이 올라간 메밀전 사진이

많이 나오는데 너무 구미가 당기는 비주얼이라

기대되는 마음으로 주문했다.

 

평양냉면 하면 사실 만두인데.. 만두는 다음에 도전! 

 

무 절임 / 메밀전 간장소스
누구세요?

 

주문을 한 후 반찬이 나왔는데,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아이가 같이 왔다. 

바로 얼린 홍시!

 

꽁꽁 얼어있는 홍시는 딱 봐도 디저트 같았다. 

메인 메뉴를 먹는 동안 녹여 먹으면 딱 일 것 같은 

센스 있는 디저트. 너무 맘에든당.

 

메밀전

 

냉면보다 메밀전이 먼저 나왔다.

저 두장의 배춧잎이 메밀전을 더 크게 보이게 했다.

미친 비주얼이다................

더군다나 가격이 7천원. 아주 착한 가격이다.

일단 서둘러서 맛을 보았다.

 

끝은 바삭하고 메밀 부분은 쫀득한 식감이 있다.

기본적으로 배추는 약간 소금에 절인 것처럼 간이 되어있었다.

간장에 양파가 들어가 있어서 짜지 않고 달게 느껴졌다.

완전 별미다 별미!

 

가위와 집게를 주셨지만 배춧잎은 찢어먹는게 인지상정!

열심히 젓가락질을 해가며 먹었다.

그렇게 열심히 먹던 중 드디어! 그분이 오셨다.

 

뚜둥!

그놈 참 실하게 생겼다.

놋그릇에 담긴 평양냉면을 보니 먹기 전부터 추워졌다.

여름에 먹으면 진짜 기가 막히겠다...

기대하며 면을 풀기 시작했다. 

 

으른들의 입맛

 

일단 국물은 간이 정말 심심하지 않게 딱 적당했다.

그리고 고기육수와 짠맛이 따로 노는 느낌이 아니어서 좋았다.

면을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느낀 건 메밀면이 참 깔끔하다고 느꼈다.

평양냉면 먹다 보면 면이 날리는 느낌이 있는데

봉밀가는 이상하게 착 감기는 맛과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의 조화가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배도 들어가 있고! (두 개나)

놋그릇이라서 손으로 잡고 먹는데 엄청 시렸고! 국물이 굉장히 차가웠다.

너무 속이 차가워진다 싶을 때 메밀전 한 입!

후.. 환상의 컬래버레이션..

먹는 내내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봉밀가를 미리 와본 지인 말로는 먹고 나면 너무 춥다고 했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최근에 개그맨 김준현이 아는 형님 나와서 냉면을 먹을 때

여름에 극한으로 물도 안 마시고 에어컨도 안 틀고

갈증을 만들어 내서 먹는다고 한 짤을 본 적 있는데..

진짜 그렇게 해서 먹으면 최상의 혀르가즘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또 엄청난 맛집을 하나씩 찾을 때마다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보통 편육을 잘 안 먹는데,

여기 고기는 다른 편육과 다르게 누린내도 전혀 없고

심지어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

물에 빠진 고기를 안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준비된 후식

냉면을 다 먹고 나니 꽁꽁 얼어있던 홍시가

잘 녹아서 사랑스럽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입에 털어 넣은 행복이란! 달달하고 시원해서 너무 맛있게 마무리 지었다.

행복지수 +100 획득!

 

장점

-다른 평양냉면보다 가격이 저렴한 듯

-너무 맛이 깔끔하고, 간이 딱 좋음

-육수의 누린내도 없고 맛있음

-몸이 정말 시원하다 못해 차가워짐

 

단점

-음.. 다음에 찾아보겠다.